추상화는 기도의 적

추상화는 기도의 적이다. 아름다운 개념들은 기도의 적이다. 세련된 사고는 기도의 적이다. 바위에 발가락이 부딪히고, 폭풍우에 흠뻑젖고, 원수에게서 뺨을 맞을 때 진정한 기도가 시작된다. ㅡ.유진피터슨, 『하나님께 응답하는 기도』 (서울: IVP, 2021),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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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의미

#. 마커스 보그가 톰 라이트에게. 우리의 근본적 차이는 ‘범주들에 대한 이해차이’다. 우리 모두는 예수가 철저히 유대적인물이라는 사실에는 동의하지만, 그를 설명하기 위한 과정에서 각자 서로 다른 전략을 따른다. 즉, 톰 라이트는 당신의 언어 용법을 중요시하는 범주(그 문화 자체로부터 찾자!)를 사용하지만, 나는 당시의 언어용법를 중요시하지 않는 범주(그 문화 외부로부터 보자!)를 사용한다. 그러나 내게 있어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성서나 복음서 혹은 예수에 관한 기독교의 가르침을 ‘믿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독교 전통이라는 전체 렌즈를 통해 보게 되는 그분과 어떻게 ‘관계’하느냐의 문제다. 모든 옳은 것을 믿으면서도 여전히 망나니로 남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렌즈를 ‘믿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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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1. 16:42

주체는 죽었는가

#. 어떤 창피. 우연찮게 읽고 적지 않게 놀랐다. 나는 왜 이 책에 감탄했던 걸까, 그렇다고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려 이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이건 내게 있어 창피하고 내밀한 자조에 불과하다. 다만 이 책으로 인해 내가 이제껏 무슨 고민을 했는지 드러났다는 것이 다소 충격이여서 그저 '감탄'이라 일컬어야 마땅하다 생각했을 따름이다. 그동안 내게 있어 인간의 '주체성'이해는 근-현대를 걸쳐 마치 이카루스처럼 그 주체성이 그 정점을 향해 치솟아 올랐다가, 그 정점에 이르러 사정없이 곤두박질 친 역사로 그 그림이 정돈되곤 했다. 즉, 데카르트로 상징되는 근대 인간의 주체성이해는 독일관념론(피히테, 셸링, 헤겔)을 거쳐 주체의 절대화 과정을 겪어 정점에 이르렀다가, 독일관념론 이후 하나의 덩어리로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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