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8. 23:09

비극을 견디고 주체로 농담하기 (서평)

#. 근원을 품고, 다시 세상 속으로 (서평) “저는 썩은 개고기를 먹은 집안의 자식입니다” 돌이켜 보면, 내 삶의 비극은 이 고백 속에 숨겨져있다. 누구나 그렇듯, 나 또한 추억하고 싶은 순수하고, 장난끼 많고, 사랑받던 어린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개척교회 목회를 선포하시면서 내 삶은 많은 풍경의 변화를 겪어야 했다. 초등학교 2학년때, 온 동네 친구들을 불러모아 놓고 3층짜리 생일케익에 꽂힌 초를 불곤 했던 나의 유년시절은 아버지의 선포 이후에 전혀 다른 삶의 배열 속으로 영문없고 속절없이 빨려 들어가야했다. 15층 고층아파트에 살던 나는 그 이후 10층짜리 아파트로, 5층짜리 빌라로, 2층에 속한 원룸으로, 반 지하로, 끝내는 끔찍했던 컨테이너 박스로 나를 옮겨놓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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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가 아닌 관계

#. 마커스 보그가 톰 라이트에게. 우리의 근본적 차이는 ‘범주들에 대한 이해차이’다. 우리 모두는 예수가 철저히 유대적인물이라는 사실에는 동의하지만, 그를 설명하기 위한 과정에서 각자 서로 다른 전략을 따른다. 즉, 톰 라이트는 당신의 언어 용법을 중요시하는 범주(그 문화 자체로부터 찾자!)를 사용하지만, 나는 당시의 언어용법를 중요시하지 않는 범주(그 문화 외부로부터 보자!)를 사용한다. 그러나 내게 있어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성서나 복음서 혹은 예수에 관한 기독교의 가르침을 ‘믿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독교 전통이라는 전체 렌즈를 통해 보게 되는 그분과 어떻게 ‘관계’하느냐의 문제다. 모든 옳은 것을 믿으면서도 여전히 망나니로 남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렌즈를 ‘믿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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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우리는 수세기 동안 '회의적인 사람'이 '믿는 사람'보다 언제나 똑똑하다는 관념을 부추겨 온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그들에게 오늘날 '영적인 삶의 실재성'을 발견할 가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그저 대단히 배짱 좋은 '개인주의자'나 '반사회주의자' 또는 '내세에 집착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오늘날 기도생활의 참된 능력을 맛보는 사람이 극히 드문 것도 이러한 회의론에 일부 원인이 있다. ㅡ.달라스 윌라드. 하나님의 음성, 3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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