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과의 거리
Posted by 놀이를 회복하는 시간
"고백하자면 나는 살아오면서 한 번도 모든 것을 걸고 싸워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싸움은 자체가 수단이고 목적인 순수하고 절대적인 싸움이다." 모든 것을 건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랬던 적이 있을까? 아마 그랬지 않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아내는 그랬던 적이 있었다. 아내가 수술실에 들어가고, 나는 홀로 작은 병실에 남아 간호사의 설명을 들었다. 설명은 모두 전신마취를 비롯하여 수술 후 있을 부작용, 주로 죽음에 대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저 듣고 앉아 있는 것 외에, 그리고 마지막에 서명하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완전한 무기력이었다.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질문할 것도, 저항할 것도 없었다.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모든 것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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