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큉, 그리스도교 (1)

 

 

 

한스큉, 그리스도교 (1)

  
1부.  본질에 대한 물음. 

"그리스도교는 더 그리스도교다워져야 한다." 라고 시작하는 한스큉의 그리스도교가 읽고 싶었던 이유는 그의 학문적 탁월함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학문보다 '정직'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종교의 특유하고 본질적인 요소에 관한 이야기는 체계적인이고 통일적인 체제에 대한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물음을 겨낭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극히 실천적인 물음, 즉 그리스도교에 있어서 언제까지나 타당하고 끊임없이 구속력을 지니며, 결코 폐기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을 겨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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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리스도교의 본질과 왜곡.

i. 그리리스도교가 더 그리스교 다워지려면 어떠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근본적이고 철저할 것이다. 이 대답은 말 그대로 철저히 복음이라는 중심을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교의 어떠한 전통이나 교회도 비판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다. 이 대답은 카톨릭, 동방정교회, 개신교, 성공회 등을 이리저리 재고 봐주고 함이 없이, 곧장 그리스도교의 원천적 소식과 대결시키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 교회들이 그리스도교의 일치를 향해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업적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에 터해 이 책을 썻고 또한 제 3천년기에도 그리스도교의 교회가 여전히 존립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비판한다. 오늘날 우리는 도대체 그리스도교라는 것을 신뢰할 수 있는가? (p.21)

ii. 각양각색의 종파적 특징들을 보여주는  분열로 점철된 2천년 역사에서 참으로 그리스도교다운 것을 묻기 위해서는 교회 전통들에 대한 비판적 조망은 불가피하다. 이 책은 역사와 조직신학 두차원의 종합을 감행하고자 한다. 역사의 흐름을 따라 나가면서도 동시에 그리스도교의 본질에 대한 분석적 논증을 제시할 것이다. 동시에 그 역사속에서 각 원천에 비판적으로 견두에 볼때, 그리스도교가 그때그때의 시대마다 특정 패러다임 아래서 치러야 했던 희생에 관해 캐물을 것이다. (p.24)

iii. 이 모든 작업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현재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과거 자체가 아니라, 그리스도교가 어떻게 또 왜 오늘날의 모습으로 되었는가라는 문제다. 그리스도교의 바람직한 가능태를 열어두면서 이러한 유형의 역사서술의 특징은 단순히 연대기가 아니라 시대들과 문제들을 교차시킴에 있음을 견지할 것이다. 
 각 패러다임( 1. 유다계 그리스도교 묵시문학 패러다임, 2. 고대 그리스도교의 헬레니즘 패러다임, 3. 중세 로마 가톨릭 패러다임, 3. 종교개혁의 개신교 복음 패러다임, 4. 이성과 진보에 정향된 근대 패러다임) 을 통해 우리는 그때그때 현존하는 공동사회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신념, 가치, 행동방식 등 총제적 상황을 살펴볼 것이다. 이는 역사 전개배후의 조건과 제약, 그리고 변수들을 뚜렷히 드러냄으로서 각 패러다임의 그 근본특징을 통찰할 수 있는 동시에, 옛 패러다임과 새 패러다임의 득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멸하지 않고 새것과 병행하며 발전하며 나아가는 맞물림의 본질을 찾아가는데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p.26)

iv. 그리스도교의 '본질'은 형이상학적 부동성과 무관계성 안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사적 '형태'안에서만 드러난다. 정태적으로 경직되지 않고 역동적으로 발생하는 이 원천적, 항구적 '본질'을 꿰뚫어보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사적 '형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p.38)


2. 그리스도교의 중심.

그렇다면, 그리스도교의 본질을 규정하기 위해 어디서 든든한 근거를 찾으며 시작해야 하는가. 저자는 그리스도교의 기원에 대한 통찰은 그리스도라는 그 '이름' 없이는 시작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그리스도교라는 역사 안에 덕지덕지 쌓여온 것들을 치워 놓는 다면, 그리스도교의 원천에는 다름 아닌 '한 인물'이 자리잡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로지 이 '인물'에게서 그리스도교의 항구적 '중심'을 만날 수 있고, 오직 이 인물로부터 그리스도교의 '본질' 물음의 대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에의 집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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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그리스도교에 관한 1,2세기 유다인과 이방인들의 이 가장 오래된 증언들이 말하는 내용은 2천년 동안의 무수한 증언들에 의해 거듭 새삼 확인되며, 또한 본디 실로 자명해야 하는데도 전혀 자명하지 않게 된 그 어떤 것에 눈을 돌리라 고 지시한다 : 즉, "종교" 다시 말해 구원의 소식과 구원의 길로서의 그리스도교는, 근본적으로 그 어떤 영원한 이념("정의"든 "사랑"이든 또는 그밖의 무엇이든)이나 그 어떤 도그마(제아무리 엄숙함일지언정)나 그 어떤 세계관(제 아무리 멋지더라도)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인간 예수 그리스도의 결정적이고 궁극적 의의를 선포한다. (p.51)

ii. 자기 모순적인 2천년 그리스도교 역사와 전통을 통합시켜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어느 시대에나, 하느님이 파견하신 종말론적 예언자요 그분의 대리자이자 아들로 불리는 저 예수의 이름이다. 예수 그리스도 없이는 신약성서 문서들의 결집도 신앙공동체도 없다. 그는 그 모든 전통들을 통합시키는 바탕인물이다.  예수 없이는 그리스도교의 역사와 그리스도교 교회들의 역사도 없다. 그는 역사적 시기들을 온갖 단절을 넘어 결합시기는 근본동인이다. (p.58~9)


3. 그리스도교의 핵심적 구성요소. 

그렇다면 예수는 누구와 관계하는가. '특별한 관계'는 그리스도교의 근원적 기점이며 본질 규정의 결정화된 핵이라고 설명한다. 그리스도교의 항구적 관계의 준선들은 다음과 같다. i. 예수가 아버지라고 부르신, 아브라함의 하느님께 대한 믿음, ii. 십자가에 처형되었으나 새 생명으로 일으켜진 주님이신 예수에 대한 믿음, iii. 예수 안에서 예수를 통해 역사하신 하느님의 영의 권능에 대한 믿음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인 민중들의 온갖 무능과 실패, 자기모순 그리고 그리스도교 역사의 갖가지 파행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 종교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근본표상(초창기 이래의 특수성, 2천년 역사의 연속성, 언어-인종-문화-국가를 관통하는 정체성)으로 남아있다. 

i. 그리스도교는 유다교, 이슬람교와 함께 당초부터 전형적인 예언자적 종교였다. 예언자적 종교는 인도의 합일의 신비나 중국 종교에서처럼 세계의 조화라는 깨달음이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의 '마주섬'에 있다. 구원 사건에서 결정적 주도권은 하느님께 있으며, 인간은 그분 '앞에서' 행동하며 믿음 안에서 그분께 자신을 맡길 수 있다.... 구약의 윤리적 특징은 새로운 윤리적 규범들을 창안하는 것이 아니라, 전래된 규범들이 그것들을 정당화하고 수호하시는 야훼의 권위와 계약에 뿌리박게 하는 데 있다. 기존 윤리를 하느님과의 새로운 관계에 끌임들임에 있었다...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메시아, 그리스도, 주님으로 받든는다 해서 아버지이신 한 분 하느님 믿음을 버리거나 그분과 나란히 제 2의 신을 섬기는 것은 아니었다. (p. 63-66)

ii. 예수의 십자가는 머리 깬 그리스인들에게는 야만스런 어리석음으로, 로마 시민들에게는 한낱 치욕으로, 경건한 유다인들에게는 하느님의 저주로 여겨졌음이 틀림없다. 그런데 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구원의 표지인가? 십자가에 처형된 분이 죽음에 머물러 있지 않고 하느님에 의해 영원한 생명에로 깨워일으켜졌기 때문이다. 십자가에 달렸던 분이 허무 속으로 죽어간 것이 아니라 가장 실제적인 실재 곧 하느님 안으로 죽어 들어갔다는 것이다. (p. 72)

iii. 성령은 활기찬 자연의 어떤 마술적, 물질적, 신비적, 기적적 유동체 같은 것이 아니며, 물환론에서 말하는 무슨 마력적 존재도 아니다. 성령은 바로 하느님 자신이다. .. 영은 히브리리어로 "루아흐"인데, 본디 숨, 미풍, 바람을 뜻한다. 구체적이지만 포착할 수 없고, 볼 수 있지만 강력하며, 사람이 호흡하는 공기처럼 생명에 필수적이고, 바람-돌풍처럼 역독적인 것이 영이다. 이 힘은 개개 인간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 안에서, 교회만이 아니라 온 세상에서 보이지 않게 역사하신다. 그리고 이 영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이해에 따르면, 그리스도교계 안에서 강력히 좨쳐대는 힘이다. 법칙이 아니다.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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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흥미롭게 느낀점.
1) 구체성. 그리스도교 고유의 특징을 어떤 '원리'가 아니라 살아있는 '인물'에 두었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서 그리스도교의 진리가 '관찰'되고 '이론화'되는 것이 아니라 '행해지고' '실천되는' 구체성을 강조하였다. 예수의 '가르침'은 단순히 찾고 발견하는 진리가 아니라, 예수 그 자신이 삶과 수난, 죽음과 새 새명으로 생생하게 체현함으로 추종되는 진리였다. 그리고 그 추종이라는 것은 가르침대로 체현한 이를 쫒고자 하는 열망으로 예수의 길에 동참하는 것이었다. 그럼으로 그리스도교의 소식 전체가 겨낭하는 것은 특정한 결단, 행동, 동기, 계획만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삶의 자세이다. 근본적으로 변화된 의식, 삶의 형태, 철저한 사고전환, 통사람의 회개였다. 구체성을 통해서 바라본 신앙고백과 신앙의 명제들은 결코 법률적인 확증이나 고정된 명제가 아니라 신앙의 자유로운 표현으로부터 기인된 것이다. 

2) 공유점. 저자는 시작점에서 그리스도교가 보여주는 교회일치적인 공유점에 대해 충분한 근거를 제시한다. 그리스도교와 유다교와의 각별한 공통성에서는 한 분 하느님에 대한 세가지 계약(노아, 아브라함, 시내산 계약)을 말하고,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공통성에 대해서는 근동-셈족에 기원을 둔 위대한 예언자적 종교체계의 전통을 공유함을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세 종교가 공유하는 것을 인간이 신 앞에 '마주함' 으로 정리하면서 동양의 신앙과 구별한다. 그것은 원조 아브라함의 한 분 하느님에 대한 신앙공유, 순환적 역사관이 아닌 창조와 종말로 정향되어진 역사관공유, 단 한번의 결정적 계시로 기록된 계시문헌의 공유등이다. 이러한 공유점을 통해 이슬람과 유대교간의 본질과 왜곡에 있어서 생각해 볼점과 종교간의 대화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하지만 동시에 예수라는 인물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통해(특별히 십자가사건-예수는 메시아, 주님,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느님 중심에서 그리스도 중심성을 통해 새롭게 규정되어진 원 그리스도교의 신앙고백을 충실히 설명해 주고 있다. 

2부에서는 고대, 중세, 종교개혁, 근대로 이어지는 패러다임을 살펴보면서 본질과 왜곡의 역사를 살피고자 한다.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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