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29. 01:40

#. 스탠리그렌츠·로저 올슨,『20세기 신학』 서평.

보수와 진보를 누가 정했으며, 왜 그들은 서로 대화하지 않는가.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수많은 비판과 반성이 난무할 뿐 정작 대화의 현장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어렵사리 대화의 장에 참석을 한다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자신에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기껏해야 ‘그래도 상대 진영을 존중해야 할 필요는 있다’는 류의 구실이나 명분이거나, 한 발 더 양보하더라도 상대 진영을 논지를 자신의 진영의 입장에서 재해석되기 쉽상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입장이 좁혀지기는커녕 오히려 그 긴장이 더 깊고 넓어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의구심이 든다. 누군가는 좀 더 보수적 성향이, 누군가는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진영논리는 이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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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9. 01:38

#. 하비콕스, 『세속도시』 요약 서평.

거룩한 ‘신’을 세속적인 방식으로 말할 수는 없는가? 우리는 흔히 ‘세속’이라는 말을 떠올릴 때, 거의 예외 없이 성속의 구별로서 영원보다 일시적인 곳, 피안적인 차원보다는 현세적 실재를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세속’은 허망하고 번뇌에 사로잡혀 있는 세계이기 때문에,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세속화’된 세계를 ‘종교적’으로 강화함으로서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미혹하는 세계관에서 자신을 자체 ‘격리’하기도 하고, 다른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이 그러한 세계관에 물들지 않도록 신앙적 ‘저항’운동을 결속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비콕스는 이런 ‘상식적’ 견해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세속화는 계속 밀어닥친다. 만일 우리가 현시대를 이해하고 또 그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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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4. 17:40

#. 마이클 레이든 <칼 바르트>(비아) 서평

한국교회를 떠도는 '칼 바르트'라는 유령 하나의 유령이 한국교회를 떠돌고 있다. 칼 바르트라는 유령이. 이 유령을 향해 누구는 찬사를 보내고, 또 다른 누구는 비난을 보낸다. 하지만 넘쳐 나는 건 찬사와 비난뿐 실제로 그를 향해 다가가기란, 그의 신학 사상을 살피기란 결코 쉽지 않다. 신뢰할 만한 자료를 찾아 그의 삶이 궁금하여 전기를 들추어 보자니 900페이지에 달한다. 방향을 돌려 그의 저작을 살펴보자니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교회 교의학>(대표작이라지만 완간이 되지도 않았다)부터 모차르트에 관한 저작까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몇몇 해설서가 있긴 하나 그마저도 이미 바르트의 저작들을 어느 정도 읽었음을 전제한 책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시작하기도 전에 의욕은 사라지고 바르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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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4. 17:02

#. 영원의 사랑이 시작되다.

창조의 이야기는 역사적 진리가 아니라 영원의 진리다. 영원이 현재와 만나는 이야기이자, 영원이 불씨가 되어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내는 질서와 사랑의 이야기이다. 은 창세기 1~3장 사이의 기원의 원리와 노아 이야기를 통해 고통스러운 우리의 삶을 재료로 지금도 창조의 역사를 계속해 나가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사랑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 하나님은 태초 이전, 창조 이전부터 계셨다. 창조는 충만한 존재가 사랑을 위해 자신을 쪼갬으로 일어났다. 하나님으로 꽉 차 있는 영원, 즉 ‘Todo’가 자신을 나눔으로써 무無, 즉 ‘나다nada’가 생겨났다. 하나님은 자기에게서 떨어져 나온 무를 붙잡고 새 창조를 위해 인내로 운행하신다. 우리 안에...는 이 Todo, 전부인 영원을 향한 큰 갈망, 즉 내가 떨어져 나온 곳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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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4. 16:56

#. 새로운 전도가 온다.

새로운 전도란 무엇일까? 며칠 전 신문기사에 '새로운 전도'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인 즉,일산에 있는 모 기독교대안학교에서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을 매주 한번씩 1-3교시에 근처공원에 데리고 나가 어른들에게 전도를 시킨다는 것이었다. 기사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을 향해 용기있게 복음을 전하는 아이들을 보며,입 한번 열어보지 못한 어른들이 부끄러워 해야지 않겠느냐고 질책하며 끝이 난다. 그런데 무엇인가 불편하지 않은가. 만약 그 전도가 정해진 메뉴얼에 따라 선포되고, 기계적으로 암기한 답변을 풀어놓는 방식이었다면, 아이들은 그때 '전도'를 무엇이라고 생각했을지 우려가 된다. 그런 상황에서 전도는 '인격'을 담아내는 소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른들이... 진정 부끄러워해야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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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2. 23:54

#. 시간의 향기, 향기를 잃어버린 시간.

"오늘날 필요한 것은 다른 시간, 즉 일의 시간이 아닌 새로운 시간을 생성하는 시간 혁명이다. 시간에 향기를 되돌려주는 시간 혁명이 필요하다." 요즘 한병철은 라는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이유는 모더니티(근대)에서 포스트모더니티(후근대)로의 이행과정을 세계사적 서술이 아닌 시간감각의 상실(향기를 잃어버린 시간)의 여정으로 재해석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신중심의 고중세, 인간중심의 근대, 그리고 탈중심의 현대를 '시간'의 입장에서 거리를 떼고 조망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일인 것임은 분명하다. 시대적 흐름을 막론하고 모든 인류는 시간을 공유했고, 해석했고, 관계했다. 한병철은 이러한 시대사적 흐름을 '시간'이라는 관점으로 재구성하면서도, 동시에 기존의 통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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