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신학

철학은 신학을 표현하는 외형적 방식이다. 신학은 인간의 지혜를 통해 표현되기 때문이다. 신학의 대상인 신은 인간의 지혜라는 통로에 의해서 적절히 표현되어진다. 인간의 지혜란 제한적인 요소와 상상적인 요소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제한적인 요소란 인간의 지혜가 무한하지 않고 한정적이라는 것이고, 상상적인 요소란 신과 같은 어떤 실재나 대상을 문화적인 요소와 창의적인 요소로 표현하는 것이다.

구약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삶의 자리'라고 하여 우리의 구체적인 삶과 문화가 구체적인 신을 이해하게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인간의 지혜가 결국 신의 실재를 제한하면서 동시에 문화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다른 형식의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가 생각할 때, 신은 항상 인간의 지혜와는 다른 그 무엇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실제로 신적 실재는 인간의 지혜와 관련하고 있다. (전통, 공동체, 개인적 자유, 상징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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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는 인간의 반응과 경험에 제한적이다. 신이나 신적계시가 마치 하늘로서 단순히 내려와 인간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면, 오늘날 누구도 그러한 계시의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 신학에서는 계시가 인간의 사유의 형식을 빌어서 이해되지 않고, 인간의 현실을 떠나 사유되는 선험적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판넬베르그가 말했듯, 철학적 탐구는 특이성 속에 있는 이것이냐 저것의 존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들과 분리되어 있는 유일한 실재의 영역에 관심을 갖는다. 신학이 특이성을 추구하는 영역이라면, 철학은 특이성이 아닌 보편성을 추구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신의 계시는 인간의 사유에 의해서 해석적 담론으로 형성되어야 한다. 비록 계시의 수혜자가 인간이지만 인간은 자신의 삶의 정황이나 언어를 통하여 신적 계시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ㅡ. 정승태. 종교철학 담론, 메모.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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