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연습2. 구조주의 그너머(1)

구조주의 그너머


철학사적으로 구조주의는 현상학적 철학의 대척지에서 수립되었다. 20c 초 구조주의는 사르트르가 내세운 인간 의식이 환상이라는 것을 구조로 밝혀주었고, 냉전처럼 하나의 이념을 내세우는 것을 거부했으며, 기반이 다른 각각의 현대철학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언어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언어학과 인류학연구를 통해 과학성을 배제한 현상학과 실존주의에 대해 법칙성을 부각시키면서 등장한 구조주의는 보이지 않는 '심층 구조'가 세계를 해석하기 위한 키라고 말하며 한 시대를 풍미하기 시작했다.


*배경 - 타자배제 역사의 반성, 인간중심을 비판
실존주의가 합리주의를 비판하고 실존을 강조하며 인간중심의 주체철학을 전개했다면, 구조주의는 거꾸로 인간중심의 주체철학을 비판하고 합리주의를 전해한다.


근대 철학이 이성 중심주의고, 서구 중심주의고, 남성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라고 한다면  '타자들'이 배제되어 왔다고 반성하면서 서양의 근대성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제시한다.


칸트부터 사르트르에 이르기까지 전개된 생각은 주체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 인간의 특권, 의식의 특권, 주체성의 특권같은 사고방식은 인간을 자기를 바깥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기 안으로 부터 자기 내면, 자기의식, 주체, 자아, 의식 등 자기 안에서 출발해서 바깥을 해석해온 역사였다.


이에 구조주의자들은 근대성 철학과 담론이 배제했던 '타자'의 사유에 집중한다.


* 사유방식 - 타자의 사유
근대철학이 대부분은 '중심'의 사고방식을 사용했다면(코기토, 절대의식, 선험적 주체, 뭐든) 구조주의자들은 '여백''차이'의 사고방식을 사용한다.  다시말해 인간이 이러이러한 틀을 가지고 , 그런 틀로 구성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새로운 경험을 함으로써 우리의 의식의 틀이 바뀌어 나간다고 보았다. 주체가 경험하는것이 아니라 경험이 주체를 변형시키는 사고인 것이다. 


실재- 상상 - 상징


구조주의 이전 전통철학은 대체적으로 실재(리얼)과 상상(이매지너리) 두 이원론적 차원의 철학이었다. 예를 들어 탁자는 리얼한 물질, 대상, 사물이고 / 탁자에 대한 상상은 자아, 주체, 의식, 관념 이라고 생각해본 방식이었다. 하지만 구조주의는 이 실재와 상상 사이에 '상징'이라는 구조가 매개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사과를 예를 들면, 사과가 생물시간에는 오옥신 산화등의 생각으로, 경제시간에는 상주와 부가가치등의 생각으로, 미술시간에는 사물과 스케치의 생각으로 시각이 바껴가는 것은 내 눈과 마음의 변화가 아니라 사과라는 대상과 나라는 주체가 관계를 맺을때에 관계를 조정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징적인 룰(구조)가 있다고 본것이다.
대상과 자아와 같이 이원론적으로 나누는전통적인 철학적 사유에 대한 논쟁을 접고, 이제 관계와 차이에 집중하여 의식하지 못하는 타자의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것이다.


구조주의는 타자의 사유다. 바깥의 사유다. 넓은 의미로 확장시켜볼때 문화란 주체의 산물이 아니라 구조의 산물인것이다. 무언의 약속된 룰에 따라 사고하도록 되어있다는 것이다.(인간이 생각을 해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각 자체가 아미 우리사회의 언어틀 속에서 이루어진다 말한다) 구조주의자들은 언어학, 사회학, 정신분석학의 방법을 통해 세계와 인간과 문화의 문제를 사조화 하여 바라보았다. 



1) 소쉬르 :
구조주의자들은 소쉬르라는 스위스의 한 철학자에 의해 구조주의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다고 말한다. 그는 오랫동안 사람들이언어가 사물의 이름이라는 것을 너무나 당연히 받아들여온것에 태클을 건다.


언어가 미리 분류된 사물의 이름이라면 사물 하나에 이름 하나가 정확히 대응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양의 의미는 프랑스어로 'mouton', 영어로는 'sheep' 이지만, 영어에서는 살아있는 양을'sheep'로 죽어있는 양고기는 'mouton' 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이상에서 알수 있듯이 하나의 사물에 하나의 이름이 정확히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은 각 사회마다 다른 분류에 의해 사물이 분류되고 이름 붙여져 있다. 즉 사물이 처음부터 구분되어 있어 그것에 언어를 붙인 것이 아니고, 사회마다 갖는 고유의 언어 체계에 의해 이름을 붙이면서 사물이 분류되어 버린것이다.


이제 언어는 사물과 관계하여 의미를 갖지도, 사물에 따라 이름을 붙이지도 못하게 되었다. 언어의 의미는 '언어-사물관계(대상)'가 아니라 '언어-언어' 관계로
언어의 체계속에서 찾아내야 함을 의미한다.


소쉬르는 언어의 문법체계를 '랑그'라고 그 체계속에 발화하는 행위를 '파롤' 이라고 하는데 이 '체계'와 '관계'를 통해 세상을 설명하려 하였다.


예를 들어 장기판에서 차와 포가 나무로 만들어졌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든 상관없이 보이지 않는 심층에 놀이와 규칙이라는 룰(체계)에 의해 움직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언어라는 것이 실물에 기반을 둔것이 아니라 사회공동체의 합의와 그에 따른 체계의 규칙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였다.


이제 인간의 주체는 사라지고, 사회 공동체의 언어라는 독자적인 구조, 법칙이 탄생되었다. 이는 분명 이성에 뿌리를 둔, 기존철학과 다른 탈근대(탈 이성)의 의미를 부여받게 되었다.


2) 레비스트로스
모든 언어의 바탕에 깔려 있는 무의식적인 언어 구조는 무엇일까? 모든 사회가 존립하기 위해 바탕이 되는 요소는 무엇일까?


인류학 연구를 통해 레비스트로스는 현존하는 수많은 인간 사회를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하나의 공통적인 요소를 발견했다. 그것은 근친상간의 금지라는 원칙이다. 근친상간의 금지는 모든 인간 사회의 존립 조건이다. 두개 이상의 집단이 여자/남자를 주고 받음으로써 친족 관계가 형성되고 이것이 곧 사회구조의 기초가 된것이다. 레비스트로스는 각각의 요소가 지니는 가치가 아니라 그것들이 결합되어 있는 '관계'에 집중한 결과 각 요소는 전체 체계안에 일부로 의미를 가질뿐이라는 구조를 파악했다.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가 반인간적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는 사회구조가 인간의 의식과 분리되어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지위를 가져서 이다)


모든 개별언어의 뿌리에 있는 언어 구조를 테마로 구조언어학의 시도가 어떻게 일류학적 또는 사회학적으로 구조주의로 변모할수 있는지 보여주는 연구였다. 그는 언어구조학에서 빌려온 방법들을 통해 구조와 도식으로 인류사회, 더 넓게 인간정신의 보편적이고 불변하는 구조를 밝히려고 했다. (여기서 구조라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과는 다른 배후에 숨겨진 것으로, 바로 이 구조를 연구하고 드러내려는 의도를 가진다)


이러한 레비스트로스의 연구방법은 서구철학과 인류학이 만들어낸 이성 중심의 사상의 오류를 지적하고, 자신들만이 문명인임을 자처하며 자신들과 다른 삶의 방식을 지녀온 이들을 멋대로 야만이나 비합리로 낙인찍는 서구 문명의 오만을 비판하였다.
(서구의 이성이 철학이라는 거울에 자기 자신을 비추어보면서 빠져있던 나르시시즘을 파괴한다. 이성이 스스로 발전해 나간다는 법칙은 허구일수 있고, 다른 사회에 비해 우월한것도 아니다. 역사란 레비스트로스에겐 규칙적 발전이 아니라 한탄 우연에 불과한것이었다.)


그는 인간을 자명한 주체로, 인식의 중심으로 전제하는 관점을 탈인간화, 탈중심화하고 의식 배후에 숨겨진 구조를 중심에 놓는 구조주의적 관점을 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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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너머


소쉬르의 언어학에서부터 시작된 구조주의는 언어의 체계와 각각의 체계를 갖춘 보이지 않는 구조들로 무장하고 많은 분야로 확산되어 갔다. 바르트는 소쉬르의 구상을 통해 사화와 문화현상을 분석했고, 라캉은 프로이트의 무의식조차 언어의 체계로 재해석해냈다.


하지만 그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바르트는 그의 텍스트 이론을 통해 소쉬르가 구축해 놓은 엄정한 언어 규칙체계에 균열을 일으켰고, 라캉은 기표가 그 기의에 뿌리내리지 못하게 함으로서 구조주의의 기본 틀을 크게 흔들었다.


그 너머에 있는 바르트, 라캉, 푸코, 들뢰즈, 데리다는 다음시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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