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23. 00:00

16년 3월, 종교철학과 입학

연세대학교 대학원 종교철학과(Th.m)에 입학했다. 대학교를 졸업한지 6년만의 일이고, 고등학교를 졸업한지는 11년만의 일이다. 새삼스럽게 수를 셈하는 이유는 내게 있어 '학업'은 늘 내가 예기치 않는 순간과 맞물려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이후에도, 대학 졸업이후에도 내가 계속 공부할 수 있을거라고 쉽사리 생각진 못했었던 것 같다. 혹자는 대학원까지 온 마당에 이게 무슨 궤변이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주는 친한 지인 몇몇이 있으니 혼자만의 독백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일까. 교문에 들어서며 삶에 대해 묻는 방식이 조금 달려졌음을 느꼈다. 학부시절 '자네 그 길을 가려나' 라는 질문을 두려워하며 남몰래 물었던 '주님, 제 길은 도대체 어떤 길입니까?' 라는 물음은 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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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2. 23:54

#. 시간의 향기, 향기를 잃어버린 시간.

"오늘날 필요한 것은 다른 시간, 즉 일의 시간이 아닌 새로운 시간을 생성하는 시간 혁명이다. 시간에 향기를 되돌려주는 시간 혁명이 필요하다." 요즘 한병철은 라는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이유는 모더니티(근대)에서 포스트모더니티(후근대)로의 이행과정을 세계사적 서술이 아닌 시간감각의 상실(향기를 잃어버린 시간)의 여정으로 재해석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신중심의 고중세, 인간중심의 근대, 그리고 탈중심의 현대를 '시간'의 입장에서 거리를 떼고 조망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일인 것임은 분명하다. 시대적 흐름을 막론하고 모든 인류는 시간을 공유했고, 해석했고, 관계했다. 한병철은 이러한 시대사적 흐름을 '시간'이라는 관점으로 재구성하면서도, 동시에 기존의 통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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